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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옷장#1. [Maison Kitsune] 키츠네 랩코트를 130만원 주고 산 이유

MAISON KITSUNE 19FW

WRAP COAT BLACK

사이즈 : 003(188cm/75kg)

구매가 : 132만 원(임직원 할인가)

구매처 : SSF샵

구매시기 : 2019.11


올겨울까지도 로브코트가 유행인가보다.

끈을 풀었을 때의 넉넉한 핏 뿐만 아니라, 다른 코트로는 만들기 힘든 특유의 잘록한 핏까지 연출할 수 있다.

또 심심한 컬러의 겨울 아우터에 치렁한 허리끈이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간의 대유행으로, 어느덧 로브코트는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뉴러너 리뷰에서 말했듯이, 겨울 아우터에는 큰 돈을 쓰는 것이 그리 아깝지 않다. 특히 코트는 보통 비쌀수록 따뜻하니까.

하지만 이왕 비싼 아우터를 사는 거, 따뜻함 이상의 특별함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트렌드에 맞는 로브코트이되, 다른 코트들과 조금은 다른 실루엣.

그렇게 찾아낸 아이템이 메종키츠네의 랩코트이다.

1. 절반은 싱글코트, 절반은 로브코트.

일반적인 랩코트는 분리된 끈이 코트의 벨트고리를 지나는 형식이거나, 일체형이라도 양쪽 모두를 감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번 키츠네의 랩코트는 허리끈이 한 쪽에만 있다.

끈을 조이면 기존의 잘록한 핏을 볼 수는 없지만, 다른 코트에서 찾기 힘든 특별한 실루엣이 완성된다.

묶어도 무릎근처로 떨어지는 길다란 허리끈도 마음에 든다.

 

좌측 옆선에 허리끈이, 우측 라펠 끄트머리에 버클이 달려 있다.

버클엔 두 개의 고리가 달려 있어, 위와 같이 끈을 묶을 수 있다.

베이지색상 코트의 버클은 금속느낌이 나는데, 내가 구입한 블랙색상은 검은 플라스틱 느낌의 버클이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

2. 탄탄하고 디테일한 재봉

키츠네 랩코트는 재봉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소매는 총 세 개의 원단을 이어붙인 형태로, 암홀이 굉장히 크다.(좌측 사진)

때문에 특유의 가오리핏 실루엣에도 활동이 불편하지 않다.

팔 재봉선 중앙에서 하나의 재봉선이 더 올라와 자칫 커다란 암홀로 망가질 수 있는 모양을 잡아준다.(중앙 사진)

특히 어깨에서 떨어지는 재봉선이 마음에 든다.(우측 사진)

다른 봉제와 같이 싱글 심을 쓰지 않고, 오버로크를 박아 코트 외피로 빼놓았다.

심심한 검정 코트에 이 정도의 포인트는 과하지 않다.

3. 또 다른 디테일

 주머니 덮개 안쪽은 코트 내피가 꼼꼼히 박음질되어 있다.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을 일은 잘 없지만, 이런 사소한 포인트에서 브랜드가치가 갈라지곤 한다.

라펠은 너무 넓지도, 좁지도 않게 코트와 어울린다.

일반적인 싱글코트 정도의 라펠을 선호하시는 분들이라면 마음에 들 것이다.


메종 키츠네

코트 안주머니에 역삼각형 여우 얼굴이 그려져 있다.

삼색의 여우 로고를 봤을 때만 해도 큰 흥미가 없던 브랜드였다.

폭스헤드 더블와펜, 요가 폭스 등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시도들에 관심이 가더니

어느새 올해 가장 많이 산 의류 브랜드가 되었다.

요즘같은 때에 캐시미어 하나 없이, 울 75% 폴리아미드 25%로 코트를 만들고 100이 넘는 가격에 팔고 있다.

그럼에도 번번히 속게 되는 건, 그들이 공들인 디테일과 브랜드가치가 적어도 내게는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코트 때문에 당분간은 긴축 재정이다.

아마 내년에도 이 브랜드가 나를 가난하게 만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