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2. [Maison Kitsune X Ader Error] 메종키츠네 X 아더에러 스트라이프 셔츠를 30만원 주고 산 이유
MAISON KITSUNE X ADER ERROR 19SS
Striped Shirt
사이즈 : 003(188cm/75kg), 다소 오버핏
구매가 : 29만 5천원(임직원 할인가)
구매처 : SSF샵
구매시기 : 2019.06
올 초, 아더에러와 메종키츠네의 콜라보는 꽤나 핫했다.
인기있는 두 브랜드의 콜라보에 티셔츠, 맨투맨과 같이 쉽게 입어지는 옷들은 순식간에 품절되어 버렸다.
넉넉한 핏감의 아더에러와 딱 맞는 핏감의 키츠네가 만난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더에러의 브랜드가치에 새삼 놀라게 되는 순간이었다.
2014년만 하더라도 아더에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A가 써진 볼캡이었는데, 어느새 세계적 브랜드와의 콜라보라니.
(아마도)한국에 거점을 둔 패션브랜드가 성장하는 건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히 관심이 가는 일이다.
그리고 콜라보레이션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아더에러 특유의 루즈한 핏감에 키츠네 특유의 감성이 들어갔다.
수많은 콜라보제품 중에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어쩐지 인기가 덜한 스트라이프 셔츠였다.
1. 웰메이드 로고믹스의 예시
두 브랜드가 콜라보할 때에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은 무엇일까. 아마 두 로고를 조화롭게 섞어내는 일이 아닐까.
하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제대로 정립되는 데에도 빠르면 수개월일텐데, 뚜렷한 두 브랜드를 섞는 것은 오죽할까.
하지만 아더에러와 키츠네는 이를 꽤나 잘 풀어냈다.
뒷목 카라 아래쪽에 키츠네와 아더에러의 영문로고가 적힌 택이 X자로 교차되어 있다. 키츠네의 택도, 아더에러의 택도 아니다.
조금 아래에서 키츠네 특유의 여우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던 정갈한 키츠네의 컬러가 아니다.
다소 톤다운된 옷에서, 아더에러의 감석이 녹은 형광색 택은 포인트가 되어 준다.
옷 전면에도 텍스트로고를 이용했다. 이번엔 교차하지 않고, 아예 겹쳐놓았다.
키츠네는 프린트, 아더에러는 자수로 처리해 겹쳐있는 글자임에도 분리된 느낌을 준다.
어찌보면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의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한다. 함께하되, 브랜드철학은 지키는 것.
의외로 카라 안쪽의 택은 기존에 볼 수 있었던 아더에러의 택이다.
아마 키츠네의 폭스헤드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2. 셔츠소매 디테일
셔츠소매 역시 독특하다. 단추와 지퍼가 함께 달려 있다.
애매한 팔길이를 가지고 있어 적당한 셔츠 롤업이 까다로웠던 나에게, 손목부분의 지퍼디테일은 실용도면에서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
전반적으로 아더에러의 핏이기에, 암홀 또한 넓다. 하지만 과하지 않다.
3. 스트라이프 티셔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지만 스트라이프셔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스트라이프.
무엇보다도 이 셔츠를 가치있게 만들어 주는 것은, 다른 셔츠에서는 찾기 힘든 스트라이프다.
톤다운된 색감과 여러 굵기의 선들이 섞인 패턴. 독특하면서도 어디에나 어울린다.
앞서 말한 디테일들을 확인하기도 전에 나는 이 패턴에 반했다.
큰 돈을 들이게 되는 옷들은 그런 얄미움이 있다.
사기 싫으면 말고. 어차피 딴 데서는 못 구하니까.
착샷이라기에도 애매하지만, 그래도 옷 포스팅에 걸친 사진 하나쯤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188/75 기준, 3사이즈가 오버핏으로 잘 떨어진다. 살짝 손등을 덮는 팔기장도 만족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두 브랜드의 콜라보레이션에 기대했고, 두 브랜드는 이에 부응해 주었다.
개별 브랜드의 제품을 찾아보면 놀라울정도로 두 색깔이 잘 섞여들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특히 아더에러에게는 이번이 첫 콜라보레이션이었다.
부담주고싶지 않지만, 저절로 행보가 기대되는 아웃풋이 아닐 수 없다.